태양계라는 감옥에서 벗어나기: 별과 행성계는 어떻게 태어날까?

오늘은 처음으로 제가 아주 인상 깊게 들었던 한 건축가의 문장으로 시작을 해 볼까 합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호와 상징이 없다면 우주 공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아마도 우주는 지금껏 존재한 적이 없는지도 모른다”*라고 말이죠.

이 난해해 보이는 문장에 숨어 있는 뜻은 무엇일까요? 사실 우리는 그동안 우주를 굉장히 다양한 모습으로 상상하고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과연 이 머릿속에,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우주가 실제로 우리의 ‘진짜 우주’를 그대로 대변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1. 우리가 알던 가짜 태양계의 모습

한번 제가 여러분들께 짧은 부탁을 한번 드려 보겠습니다. 지금부터 딱 5초 동안 태양계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한번 마음속에 태양계가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태양계를 딱 떠올렸을 때, 우리가 구글링을 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전형적인 태양계의 모습을 떠올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죠. 한가운데 큼직한 태양이 적당한 크기로 들어가 있고, 그 주변에 하얀 궤도 선을 따라서 행성들이 마치 탕후루처럼 예쁘게 꽂혀서 돌고 있는 그런 귀여운 모습을 떠올리시겠죠?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 태양계의 모습은 실제와는 전혀 다른, 우리의 왜곡된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표현된 ‘가짜 그림’일 뿐입니다. 사실 엄밀하게 보자면 이런 그림 속에 표현된 태양계와 각 천체들의 사이즈는 전혀 실제 비율이 반영되지 않은 그림이죠.

게다가 태양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각 행성들의 궤도 비율 역시 실제 값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태양계만 해도 워낙에 거대한 세계입니다. 우리가 종이 한 장 위에 태양계 모든 천체들과 그 크기, 거리 비율을 모두 정확히 맞추어서 그림을 그린다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나게 텅 빈 거대한 세계이죠.

왜곡된 태양계의 상상도

이처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태양계조차 실제와 크게 다른 이상한 모습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건축가는 이런 이야기를 했던 거죠. *“우리가 그동안 머릿속에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우주는, 사실 실제 우주와는 다른 우리의 상징과 기호가 반영된 하나의 그림일 뿐이다”*라고 말이죠.


  1. 패러다임이라는 인식의 감옥

그래서 저는 오늘부터 시작하는 이 태양계 여행을 통해서, 여러분들을 가두고 있는 이 ‘패러다임’이라는 감옥을 벗어나 보려 합니다. 좀 더 객관적으로, 좀 더 거칠게 말하자면 ‘비인간적인 관점’으로 우리의 고향 태양계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 볼까 합니다.

제가 예전에 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설명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우린 보통 한 시대를 아우르는 우주관이나 세계관을 ‘패러다임’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을 했을 때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수백 년 동안 아직 들키지 않아서 모두가 그대로 믿고 있을 뿐인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말이죠. 결국엔 또 먼 시간이 흐르고 나면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우주, 이 태양계에 대한 패러다임과 인식 역시 또 크게 달라질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이 패러다임이라고 하는 것을, 아직은 내가 비록 벗어날 수 없을지라도 언젠가 우리 인류가 그 벽을 허물고 나아가야만 하는 일종의 ‘인식의 감옥’으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싶네요.


  1. ‘태양계’가 아닌 ‘행성계’로 우주를 바라보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주변에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왕성까지 총 여덟 개의 큼직한 천체들이 빙글빙글 돌고 있는 작은 세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중 세 번째로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아름다운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죠.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이런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는 별이 오직 우리 태양 하나뿐이라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불과 지난 20년 사이에 우린 태양 말고도 너무나 수많은 별들이 주변에 자신만의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벌써 발견되거나 유추되는 외계 후보 행성들만 해도 만 개를 가볍게 돌파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제 외계 행성(Exoplanet)이란 개념을 알게 된 지금, 우린 더 이상 이 태양계를 특별한 ‘스페셜 원’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어지게 된 거죠. 태양계도 사실은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별, 수많은 행성계들 중에 단 하나, ‘One of them’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턴 여러분들에게 이 ‘태양계’라는 키워드는 머릿속에서 잠시 지워 버리고, 좀 더 보편적인 표현인 ‘행성계(Planetary System)‘라는 키워드로 우주를 바라보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1. 우주의 스타(Star)가 탄생하는 과정

그렇다면 태양계를 비롯한 우주의 수많은 별과 행성계들은 대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는 걸까요? 현재 천문학자들은 그 비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명확한 답을 갖고 있습니다.

우주 공간을 보면 아주 거대한 규모로 높은 밀도의 가스와 먼지 구름이 뭉쳐 있는 커다란 구름 덩어리들을 볼 수 있는데요. 우린 이것들을 분자로 이루어진 가스 구름, 즉 ‘분자 구름(Molecular Cloud)‘이라고 부릅니다.

![거대한 분자 구름 속에서 탄생하는 별들](https://images.unsplash.com/photo-1462331940025-496dfbfc7564?q=80&w=1024&h=512&auto=format&fit=cr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