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적 인공지능 주체와 법적 기능적 동등성
초록
이 논문은 현대 AI 시스템이 확률적·동적·적응적 “유동적 주체성”을 갖게 되면서 인간과 기계의 기여를 구분하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여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간과 AI를 기능적으로 동등하게 취급하는 “기능적 동등성” 원칙을 제시하여, 저작권, 특허권, 그리고 불법행위 책임을 실용적으로 배분할 방안을 제안한다.
상세 분석
논문은 먼저 AI의 “유동적 주체성(fluid agency)”을 세 가지 특성으로 정의한다. 첫째, 확률적(stochastic) 특성은 동일 입력에도 결과가 무작위적으로 변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인간이 직접 만든 결과와 구별이 어려운 변동성을 만든다. 둘째, 동적(dynamic) 특성은 사용자의 피드백이나 외부 환경에 따라 실시간으로 행동 경로를 수정한다는 점이다. 셋째, 적응적(adaptive) 특성은 목표와 상황에 맞추어 자체적으로 전략을 재구성하고, 때로는 인간이 의도하지 않은 하위 목표까지 설정한다. 이러한 세 가지 속성이 결합되면 인간과 AI 사이의 기여가 “불가분(irreducibly entangled)”하게 된다. 저자는 이를 ‘기여 추적 불가능성(unmappability)’이라고 명명하고, 기존 저작권·특허·불법행위법이 전제로 하는 ‘기원 추적(origin‑based)’ 체계가 근본적으로 붕괴된다고 지적한다.
저작권 분야에서는 인간이 AI에게 프롬프트를 제공하고 결과물을 편집하는 전통적 ‘도구‑사용자’ 모델이 통하지 않는다. AI가 스스로 자료를 선택·가중치 부여·구조화하는 과정은 인간의 창작적 판단과 동일선상에 놓이게 되며, 저작자 권리의 귀속을 판단하기 위한 ‘기여도 측정’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진다. 특허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AI가 기존 기술을 분석하고 새로운 조합을 제시해 ‘핵심 발명 아이디어’를 도출했을 경우, 인간이 실험을 수행하고 실용화했더라도 ‘발명자(inventor)’라는 법적 지위는 누구에게 부여해야 하는가가 모호해진다. 불법행위법에서는 손해 발생 원인을 인간과 AI 중 어느 쪽에 귀속시킬지 판단하기 어려워, 전통적 인과관계 분석이 마비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는 ‘기능적 동등성(functional equivalence)’ 원칙을 제시한다. 이는 인간과 AI의 기여를 ‘도덕적·존재론적 동등성’이 아니라 ‘실무적·행정적 동등성’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1) 저작권은 인간이 AI를 ‘오케스트레이션’한 사실만을 근거로 인간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고, AI의 내부 기여는 별도 분리하지 않는다. (2) 특허는 인간이 ‘실시(reduction to practice)’와 ‘발명 개념의 구체화’를 담당했을 경우 인간을 발명자로 인정하되, AI가 제공한 핵심 통찰을 문서화하고 공개 의무를 부과한다. (3) 불법행위에서는 인과관계 판단을 포기하고, 산업별·기업별 ‘엄격 책임(strict liability)’ 혹은 ‘무과실 책임(no‑fault)’ 체계를 도입해 피해 보상을 신속히 처리한다.
이러한 접근은 법적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며, 동시에 인간 창작자·발명가·기업의 경제적·사회적 보호를 유지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다만, 기능적 동등성을 적용할 때는 ‘AI의 역할이 명백히 인간의 통제 하에 있는 경우’에 한정하고, AI가 완전 자율성을 획득할 경우 별도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한계도 인정한다.
댓글 및 학술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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