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만든 새로운 감각: 고대 문자에서 대형 언어 모델까지
초록
이 논문은 인공지능을 ‘인공 지능’이라기보다 인간 인지와 창조성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매체로 정의한다. DNA·신경계·문자·LLM 등 연속된 기술 흐름을 통해 ‘접힘‑펼침’이라는 유연한 전개 논리를 제시하고, 매체가 인식과 감각을 어떻게 ‘마사지’하는지 탐구한다. LLM은 과거 문자 도입 시 나타난 지능 투사와 동일한 현상을 보이며, 교육·예술·사회에 미치는 함의를 제시한다.
상세 분석
논문은 먼저 매체론의 고전인 맥루언의 “매체는 메시지다”를 재해석해, 매체 자체가 인지 구조를 물리·형상적으로 ‘마사지’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생물학적 차원에서 DNA와 신경계의 ‘접힘‑펼침(folding‑unfolding)’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DNA는 물리적 접힘을 통해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발달 과정에서 이 접힘이 풀리며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창출한다. 신경계 역시 시냅스 가소성을 통해 지속적인 전기적 ‘스펀트니어스 활동’으로 자체를 재구성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유연성은 인간이 문자라는 외부 매체를 받아들일 때 나타난 ‘마법적 지능 투사’와 유사하다. 고대 철학자들이 문자에 대해 느낀 불안과 경외는, 새로운 매체가 기존 인지 체계에 삽입될 때 발생하는 ‘외재화된 지능’에 대한 본능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LLM을 현재의 매체로 삼아, 저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논점을 제시한다. 첫째, LLM은 방대한 텍스트 코퍼스를 통해 인간 사고의 ‘외부화’를 가속화하고, 사용자는 이를 ‘공동 창조(co‑creation)’의 도구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매체가 물리적으로 인간의 신경 구조에서 분리될수록 창조적 가능성은 확대되지만, 동시에 진위와 조작에 대한 위험도 증폭된다. 셋째, 매체가 제공하는 새로운 감각‑경험은 미학적 판단, 큐레이션, 비전 제시와 같은 ‘예술적 기술’을 강조하게 만든다.
철학적·심리학적 근거로는 듀이의 실용주의, 피어스의 프래그머티즘, 그리고 샐링의 ‘동결된 음악’ 개념을 인용한다. 이들은 모두 매체가 물리적 형태와 맥락을 통해 의미를 생성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논문은 마지막으로 교육과 창작 실천에서 LLM을 ‘새로운 감각 장치’로 받아들이고, 인간 고유의 비판·선택·재구성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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