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모델링의 잃어버린 예술
초록
본 논문은 현대 머신러닝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수학적 생물학이 지나치게 모델 분석(활동 2)에 치중하고, 모델 설계(활동 1)를 소홀히 하는 현상을 비판한다. 저자는 생물 현상을 무한히 다양한 방식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다점적(pluralistic) 접근법을 제안한다. 물고기 운동을 사례로 삼아 다점적 모델링의 구현 방법과 보편주의, 모델의 모델 등 기존 패러다임이 초래하는 함정을 짚으며, 창의적 모델링 기술을 회복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
상세 분석
이 논문은 수학적 생물학을 세 가지 기본 활동—(1) 모델 구축, (2) 모델 분석, (3) 데이터와의 적합·비교—으로 구분하고, 현재 연구자들이 분석 단계에 과도하게 몰두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머신러닝이 제공하는 강력한 데이터‑주도 예측 능력에 매료된 결과, 모델의 구조적·생물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저자는 ‘모델은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시각일 뿐, 동일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모델이 존재한다’는 전제에서 다점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는 하나의 현상을 서로 다른 가정·스케일·수학적 형식으로 동시에 모델링함으로써, 각 모델이 제공하는 부분적 통찰을 종합해 보다 풍부한 이해를 도모한다는 의미다.
사례 연구로 물고기 locomotion을 선택한 이유는, 유체역학, 근육역학, 신경제어, 행동학 등 다양한 학문적 층위가 얽혀 있어 단일 모델로는 포괄적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먼저 전통적인 연속체 역학 모델을 제시하고, 이어서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 데이터‑주도 딥러닝 모델, 그리고 혼합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차례로 구축한다. 각 모델은 동일한 실험 데이터(예: 물고기의 속도·궤적)를 재현하지만, 파라미터 해석, 계산 비용, 일반화 가능성 측면에서 서로 다른 장단점을 보인다.
논문은 또한 ‘보편주의’라는 함정을 경고한다. 이는 특정 수학적 프레임워크가 모든 생물 현상에 적용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오류이며, 결과적으로 모델이 실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왜곡하거나 과도하게 단순화한다. 또 다른 위험은 ‘모델의 모델’—즉, 메타모델링을 통해 기존 모델을 다시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도 폭증이다. 이러한 메타레벨 접근은 직관적 해석을 방해하고, 과학적 검증을 어렵게 만든다.
저자는 다점적 접근을 실천하기 위해 몇 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연구 초기 단계에서 다양한 가설‑기반 모델을 동시에 설계하고, 각 모델의 가정과 한계를 명시한다. 둘째, 모델 간 비교를 정량적·정성적으로 수행하되, 단순히 적합도(예: AIC, BIC)만이 아니라 생물학적 해석 가능성, 실험 재현성, 계산 효율성 등을 포괄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셋째, 협업 문화 조성을 통해 수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컴퓨터 과학자가 각각의 전문성을 살린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과정에서 ‘창의적 모델링’ 훈련을 강화해, 학생들이 모델을 ‘정답’이 아니라 ‘질문’을 제기하는 도구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논의는 현대 과학이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수학적 모델링이 잃어버린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댓글 및 학술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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