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채용에서 드러난 성별 편향: 이탈리아 2008년 교수 경쟁 분석
초록
본 연구는 2008년 이탈리아 전역에서 진행된 287개의 부교수 채용 경쟁(총 1,979명 지원자) 데이터를 활용해 성별 편향을 정량적으로 검증한다. 긍정적 편향(선호)에서는 남·여 차이가 없었으며, 부정적 편향(불리)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불리함을 확인했다. 회귀분석 결과, 남성 지원자는 위원회 위원장과 같은 대학에서 근무한 연수가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고, 위원장과 성별이 동일한 경우에도 가산점이 있었다. 반면 여성 지원자는 같은 성을 가진 위원장 효과보다, 동일 대학에 소속된 ‘동일 성(성씨) 전임교수’ 존재가 성공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상세 분석
이 논문은 이탈리아 공공 대학의 부교수 채용 절차가 ‘친분·연고’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을 기존 연구와 연결시킨다. 2008년 시행된 1,232건의 경쟁 중, 저자는 과학계 논문 생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서지학적 분야’(SDS)만을 추출해 287개의 경쟁(총 1,979명 지원자, 473명 승자)으로 표본을 한정하였다. 연구는 두 가지 편향을 구분한다. ① 긍정적 편향(positive bias): 실제 과학적 성과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경우, ② 부정적 편향(negative bias): 과학적 성과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경우. 성별에 따른 편향 발생 빈도를 교차분석한 결과, 긍정적 편향에서는 남·여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부정적 편향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현저히 더 많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여성은 부정적 편향에 덜 노출된다’는 역설적 해석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남성 지원자가 더 많은 ‘연고 기반’ 혜택을 받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해 성공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가중치를 성별별로 비교하였다. 주요 변수는 (1) 지원자의 과학적 생산성(FSS 지표), (2) 지원자와 위원장·위원들 간의 동일 대학 재직 연수, (3) 위원장과의 성별 일치 여부, (4) 동일 성(성씨) 전임교수 존재 여부 등이다. 결과는 남성 지원자에게는 ‘동일 대학 재직 연수’와 ‘위원장과 성별 일치’가 유의한 양의 계수를 보였으며, 이는 네트워크 기반 친분이 남성에게 더 큰 승산을 제공함을 의미한다. 반면 여성 지원자에게는 ‘동일 성(성씨) 전임교수 존재’가 유의한 양의 계수를 나타냈으며, 이는 여성 후보가 ‘가족·혈연’ 네트워크를 통해 보완적인 지원을 받는 경향을 보여준다. 과학적 생산성 자체는 남·여 모두에게 중요한 요인이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회적·조직적 요인이 그 효과를 증폭 혹은 억제하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연구는 또한 데이터 제한점을 명시한다. 지원자 식별 과정에서 저자들은 ‘동일 성(성씨)’를 가족 관계로 가정했으며, 실제 친족 관계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또한, 서지학적 분야에 포함되지 않은 인문·사회과학 분야는 분석에서 제외돼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같이 ‘친분·연고’ 문화가 뿌리 깊은 국가에서 성별에 따른 편향 메커니즘을 정량화한 최초의 대규모 실증 연구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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