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시나리오 기반 지진 위험 평가 로마와 피렌체 사례
초록
전통적인 확률적 지진 위험도는 수백만 년 규모의 문화유산 보존에 부적합하다. 저자는 지진 규모·거리·단층양식 등을 명시한 시나리오 지진과 복합소스 모델을 활용한 네오‑결정론적(NDSHA)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 방법은 지진 발생 빈도를 ‘예외·희귀·산발·우연·빈번’ 등으로 구분해 상한값을 제공하고, 실제 파형과 변위를 포함한 시간 연속 데이터를 생성한다. 로마와 피렌체에 적용한 결과, 마이크로존닝 지도와 구조물·문화재에 대한 구체적 설계 지침을 도출하였다.
상세 분석
본 논문은 문화유산이라는 특수한 보호대상의 장기적(백만 년 이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확률적 지진위험평가(PSHA)의 한계를 짚고, 시나리오 기반 네오‑결정론적(NDSHA) 접근법을 제안한다. PSHA는 일정 기간(보통 50년) 내의 초과 확률을 기반으로 위험도를 산정하지만, 문화재는 수천·수만 년에 걸쳐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확률적 모델이 제공하는 ‘연간 초과 확률’은 실질적인 설계 기준이 되기 어렵다.
NDSHA는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단층을 지리·지질·지진구조학적 자료를 토대로 선정하고, 각 단층에 대해 대표적인 시나리오 지진을 정의한다. 시나리오 파라미터는 진원 규모(Mw), 진원-관측점 거리, 파단 메커니즘(역방향·정방향·전단 등)이며, 복합소스 모델을 적용해 파동 방사 패턴과 고주파·저주파 성분을 동시에 고려한다. 이를 통해 실제 지진파와 유사한 시간 연속 파형을 합성하고, 특히 변위와 속도 성분을 정밀히 계산한다. 변위는 고전적인 ‘가속도 기준 설계’보다 구조물·문화재의 비선형 거동과 손상 메커니즘을 더 잘 반영한다는 점에서, 진동 절연·감쇠 설계에 직접 활용 가능하다.
논문은 시나리오를 ‘예외(대재앙)·희귀(재난)·산발(매우 강함)·우연(강함)·빈번’의 다섯 단계로 분류하고, 각 단계별 상한 지진동을 지도화한다. 이러한 분류는 위험도에 대한 정량적 확률값 대신, 정책 입안자와 보존 전문가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위험 등급’으로 전환한다.
특히 로마와 피렌체 사례에서는 지역별 지질구조(플라톤, 트라스티아, 토스카나 석회암 등)와 기존 지진 기록을 바탕으로 35개의 주요 단층을 선정하고, 각각에 대해 Mw 6.57.5 수준의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 3차원 지반 모델과 고해상도 지표면 데이터를 이용해 파동 전파를 시뮬레이션하고, 결과를 미세지진구역(microzone) 지도에 반영하였다. 이 과정에서 지반 비선형 효과와 지표면 토양 증폭을 고려해, 특히 고대 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석재와 토양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로마 중심부와 피렌체 구시가지가 ‘예외’ 혹은 ‘희귀’ 등급에 해당하는 높은 변위와 속도 값을 보이며, 기존 설계 기준으로는 충분히 보호되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따라서 저자는 지진 격리(베이스 아이솔레이션)와 에너지 흡수 장치(댐퍼) 등 현대적 보강 기술을 적용할 경우, 변위 감소 효과가 30~50%에 달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하였다.
결론적으로, NDSHA 기반 시나리오 접근법은 장기적인 문화유산 보존 목표에 부합하는 상한 위험값을 제공하고, 실제 파형을 통한 설계 입력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통적인 확률적 방법보다 실용적이고 신뢰성 높은 지진대응 전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