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주사위 게임의 마코프 체인 분석: 엔트로피·레드던던시·복잡도와 조성 인식
초록
본 연구는 29명의 작곡가가 만든 804곡을 대상으로 마코프 체인 기반 전이 행렬을 구축하고, 엔트로피·레드던던시·복잡도, 그리고 각 음에 대한 첫 통과 시간(first passage time)을 계산하였다. 결과는 엔트로피가 레드던던시보다 우세함을 보여 음악적 메시지는 높은 불확실성을 내포하며, 청자는 경험을 통해 이를 해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첫 통과 시간은 조성을 명확히 구분하고 작곡가별 특징을 드러내며, 전이 행렬 간 거리 측정에서는 행렬 행을 확률 벡터로 보는 리만 구조에서 정의한 측지거리(geodesic distance)가 유용함을 확인하였다.
상세 분석
본 논문은 전통적인 ‘음악 주사위 게임(Musical Dice Game)’을 현대 정보이론과 마코프 체인 모델에 접목시켜, 음악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저자들은 29명의 작곡가(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로부터 804개의 악보를 디지털화하고, 각 악보를 음표 시퀀스로 변환한 뒤, 인접 음표 간 전이 확률을 추정하여 12음계(또는 확장된 피치 클래스) 기반의 전이 행렬을 구성하였다. 이 전이 행렬은 마코프 체인의 전이 행렬과 동일한 형태를 가지며, 각 행은 현재 음에 대한 다음 음의 조건부 확률 분포를 나타낸다.
먼저 엔트로피 (H = -\sum_{i,j} p_{ij}\log p_{ij}) 를 계산함으로써 전체 음악 흐름의 불확실성을 정량화하였다. 결과는 대부분의 곡에서 엔트로피 값이 레드던던시(예: (R = 1 - H/H_{\max}))보다 현저히 높아, 음악이 단순히 반복적인 패턴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전이 가능성을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청취자가 ‘예측 불가능성’을 감지하고, 경험을 통해 기대와 실제 사이의 차이를 해석함으로써 미적 즐거움을 얻는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다음으로 복잡도 측정으로는 통계적 복잡도(Statistical Complexity)와 퍼지 엔트로피(Fuzzy Entropy)를 도입해, 엔트로피와 구조적 정보(예: 전이 행렬의 고유값 분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였다. 복잡도는 높은 엔트로피와 낮은 레드던던시 사이에서 중간값을 차지했으며, 특히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복잡도가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핵심적인 기여는 ‘첫 통과 시간(first passage time, FPT)’ 개념을 도입한 점이다. 특정 음 (k)에 처음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평균 스텝 수 ( \tau_k = \sum_{n=1}^{\infty} n , (P^{(n)})_{ik}) 를 계산함으로써, 각 곡의 조성(tonality)과 중심음(root) 을 정량적으로 추정하였다. FPT 분포는 조성에 따라 뚜렷한 패턴을 보였으며, 같은 작곡가 내에서도 작품별 미묘한 변화를 포착했다. 예를 들어, 바흐의 푸가에서는 도음(C)으로의 FPT가 가장 짧고, 모차르트의 교향곡에서는 주조성 외에도 부조성으로의 전이가 비교적 빠르게 일어나는 특성이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전이 행렬들 간의 거리 정의를 확장하였다. 기존의 Kullback‑Leibler 발산이나 Frobenius norm 대신, 각 행을 확률 단순체(simplex) 위의 점으로 보고, 리만 메트릭 (g_{ij} = \delta_{ij}/p_i) (여기서 (p_i)는 행벡터의 i번째 성분) 에 의해 유도된 측지거리(geodesic distance)를 사용하였다. 이 거리 함수는 확률 분포의 기하학적 구조를 보존하면서, 작곡가 간 혹은 시대별 스타일 차이를 시각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다차원 스케일링(MDS) 결과는 바로크, 고전, 낭만, 현대 음악이 각각 클러스터를 형성함을 보여, 제안된 거리 척도가 음악사적 흐름을 잘 반영함을 입증하였다.
요약하면, 전이 행렬 기반 마코프 체인 모델을 통해 엔트로피·레드던던시·복잡도·첫 통과 시간·측지거리 등 다중 지표를 동시에 분석함으로써, 음악의 구조적·통계적 특성을 정량화하고, 조성 인식 및 작곡가 스타일 구분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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